현대차가 뒤집은 중고차 업계
최근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이 시작 됐다. 기존 중고차 업체 뿐만 아니라 선 진입했던 대기업들 역시 긴장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이미 그룹사 내 차량에 대한 원천 기술과 노하우,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아와 제네시스도 마찬가지다.
차량 점검과 부품 교환, 판금/도장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기존 기업들을 압도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운송 시스템까지 갖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업계 독식도 꿈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여러 이유가 있으나, 요약하면 ‘제조사 인증’이란 신뢰를 함께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위 매물과 사기에 지친 소비자들이 기댈 곳은 이제 한 곳 뿐인 셈이다.
이미 중고차 프리미엄 붙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입고 시 다양한 검사와 인증을 거친다. 만에하나 생길 수 있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기존 중고차 업계가 확보할 수 없는 ‘제조사 인증’이라는 꼬리표는 중고차 구매 시 신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가 내놓는 중고차의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매물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동일 조건의 신차보다 200~300만원 저렴한 경우가 많다. 또한 타 업체와 비교할 경우 100~300만원 사이로 비싸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신차급’으로 매물을 개선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 270여 개 이상 점검 항목
□ 각종 소모품 교환
□ 차량 내외관 복원
등 차량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공을 들인 만큼, 비싼 건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중고차 매입
현대차는 자사 생산차량을 매입(‘내차팔기’)할 때 상당히 까다로운 원칙을 제시한다. 이 때문에 중고차로 넘기려던 예비 고객들은 헛물만 켜고 돌아서고 있다. 현대차가 제시한 기준을 간단히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 최초등록일 기준 경과 8년 초과 차량
□ 총 주행거리 12만km 초과 차량
□ 경차, 전기차,수소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LPG 차량
□ 소형상용 / 상용차량
□ 접합, 침수, 화재, 전손 이력 및 중대사고 차량
□ 도난, 운행정지 상태 차량
□ 엔진, 트랜스미션 등 주요 기관에 이상이 있는 차량
□ 영치 차량
□ 압류 혹은 저당건으로 정상적인 명의이전이 불가능한 차량
□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
□ 거래불가 특정 제조사/모델/연료타입
□ 영업용 차량(택시, 택배차 등)
□ 특장, 튜닝 차량, 구조변경, 랩핑 차량
현대차 관점, 어쩔 수 없는 선택?
법적 문제가 있거나 가혹조건으로 운행 될 수 밖에 없는 차들은 애당초 고려대상이 아니다. 센터에서 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매물로 내놓을 상태로 만들기 위한 비용이 더 높게 책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소비자들도 어느정도 수긍할 만한 항목들이다. 하지만 경차, 친환경차를 받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다소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어느정도 추측해볼 순 있겠다.
경차는 점검후 매물로 내놓아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애당초 신차 가격부터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루 60대 가량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인증센터 능력을 고려하면 경차보다 그랜저나 싼타페 등 주력 차종에 집중하는 것이 이득이다.
한편 친환경차는 점검 및 수리로 들어가는 비용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점검 과정에서 파워트레인 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면 상당히 비싼 수리비가 책정된다. 게다가 현재까지 감가율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려면 내연기관차 상품만 다루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추후 매입 리스트에 오를 예정이지만 가까운 시일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에디터 한마디
일각에선 현대차가 중고차 업계와의 마찰을 최소화 하기 위해 까다로운 매입 기준을 정한 뒤, 평균 시세보다 높게 책정한 것이라 주장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그래도 구매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차량의 경우 말 그대로 ‘신차급’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최신 모델은 오랜 기다림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메리트로 본 것이다.
물론,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 하나 절대적인 정답이 될 순 없다. 하지만 여러 찬반을 초월하는 생각은 존재한다. 기존 중고차 업계의 만행에서 자유로운, 몇 안되는 중고차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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