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같지 않은 디젤차
그나마 SUV에는 남아있다. ‘디젤차’ 말이다. 최근 출시되는 국산/수입 세단들을 보면 이 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요즘 신차 뉴스를 보면, 세대교체든 부분 변경이든 기존에 운영하던 디젤 라인업을 제외하고 나오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완전 신형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디젤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한때 ‘클린 디젤차’라는 문구까지 쓰이며 승승장구했던 때를 생각하면 ‘몰락’이라는 단어가 쓰여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 정도라면 판매 실적에도 영향이 있을 듯한데, 과연 얼마나 줄었을까? 그리고 디젤차의 입지를 더욱 흔드는 차종은 무엇일까? 함께 살펴보자.
‘뚝’ 떨어진 디젤차 실적
‘예전같지 않다’는 말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산 디젤 승용차는 206,985대가 팔렸다. 지난 2020년 기록한 316,013대와 비교하면 10만 대 넘게 감소했다. 점유율은 어떨까? 2019년 기준, 27.26%였던 승용 디젤차 점유율은 작년에 17.07%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국산차 5게시 증 디젤 실적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먼저 현대차의 디젤차 실적은 2019년 125,683대에서 작년 64,686대로 반 토막 났다. 기아차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은데, 같은 시기 이들은 139,601대에서 109,341대로 감소했다.
참고로 수입차 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30.3%였던 디젤차 비중은 다음해 27.7%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다 작년에 14.1%로 급감했다.
결국 빈자리는 하이브리드가…
디젤차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꿰찬건 ‘하이브리드차’였다. 조금씩 입지를 넓히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올해들어 실적이 디젤차를 앞질렀다. 난생 처음있는 일에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신차 트렌드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과 모터(+배터리)를 모두 사용한다. 이러한 특성은 일반 하이브리드 기준, 전기차와 같은 충전의 불편함으로부터 자유롭다. 차량에 따라 휘발유만 채우면 디젤차보다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대표적인 모델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있는데, ‘이론상’ 1천 km 주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비싸긴 하지만…
대세로 떠오르긴 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대체제’라고 보긴 어렵다. 아직은 건재한 가솔린 모델이나, 자리가 위태로운 디젤차 보다는 초기 구매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들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차 대비 300~500만 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차’에 비하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 말하는 경우도 더러있다. 바로 ‘전기차’다.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가 1천~2천만원 가량 비싼 걸 감안했을 때, 앞서 말한 가격 차이는 ‘적절(?)’이라는 말까지 쓸 수도 있겠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완벽한’ 대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적으는 실질적으로 친환경차 시장 규모를 견인하며 어느정도 대체재로써 역할은 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대수는 2016년 62,294대에서 작년 211,304대로 급증했다.
에디터 한마디
세계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통과하기 위해 디젤차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는 신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디젤차의 설자리를 더 강하게 흔들었다.
몰론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안으로 ‘디젤-하이브리드’가 잠깐 떠오르긴 했다. 하지만 비싼 ‘디젤차+하이브리드 시스템’ 조합으로 경쟁력은 떨어졌고 결국 사장됐다. 이완 와중에 최근 상용차 시장에서도 디젤 엔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들 하는데, 이러다 몇 년 뒤면 ‘디젤차’는 검색을 해야 볼 수 있는 자료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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