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결국 ‘이것’ 손 놓나?
지난해 제네시스가 발표했던 ‘무선 충전 기술’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내 차에 맞는 플러그를 찾을 필요도 없고, 충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주요 지역에 무선 충전기를 설치해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최근 이 사업을 접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때 “우리의 삶을 바꾼 대부분의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소개되었던 만큼, 중단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예상 상용화 시점까지 언급되기도 했는데, 대체 제동이 걸린 걸까? 함께 살펴보자.
특례 마련에 기술 특허까지 냈는데
시범 사업 당시 계획은 꽤 구체적이었다. 제네시스는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약 75개의 무선 충전기를 추가로 구축해, 오는 23년까지 실효성 검증과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 축적을 할 예정이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무선 충전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특허청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전기차 무선 전력 전송을 위한 무선 통신 방법 및 장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그런데 제네시스가 무선 충전 시범 사업을 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규제 샌드박스 기간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내만해도 당시 법 규제상 전기차 무선 충전은 물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주파수 대역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정부가 전기차 무선 충전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현대차에 2년간 전기차 무선 충전 서비스에 대한 실증 특례를 부여한 것이 시작점이 됐다.
덕분에 제네시스 무선 충전 시범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정부는 관련 고시를 일괄 개정해 무선 충전기기 관련 규제를 기존 설치 장소별 허가에서 제품 모델별 인증으로 바꾼 바 있다.
장단점 뚜렷했던 기술
제동 걸린 무선 충전 기술, 사실 이 기술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먼저 장점은 편의성이다. 제네시스의 무선 충전 기술은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충전 포트를 차에 연결하고 해제하는 과정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이는 바닥에 설치된 충전 패드 위에 주차한 후 실내에서 몇 가지 기능만 조작하면 배터리를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한 덕분이었다. 당시 제네시스 자료에 따르면, 충전을 위해 패드 위에 주차를 완료하면 모니터에는 ‘송수신 패드 정렬 완료 및 충전 가능 상태’를 의미하는 녹색 아이콘이 나타난다. 이후 운전자가 차량 전원을 끄면 무선 충전이 시작되도록 했다.
장점만큼 단점도 명확했다. 제네시스 무선충전기의 최대 출력은 11kW로 일반 완속충전기 평균 최대 출력(7kW) 대비 빠르다. 하지만 50kW 이상인 급속충전기 최대 출력 대비 부족하다. ㅇ 밖에 만약 충전기와 차량 간 통신이 원활하지 못 할 경우 무선 충전을 진행할 수 없다는 큰 단점도 있었다.
단순 ‘~설’로 보기 어려운 이유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이 언급되지 않은 만큼, ‘설’로 중단이 언급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보면, ‘설’이 아닌 ‘사실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강남, 제네시스 수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등에 설치되었던 제네시스 무선충전기가 철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카셰어링 업체와 협력을 통해 잠실 L몰에 설치된 충전기 역시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약 1년 7개월만에 큰 소득 없이 국내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 열기는 꺾이게 됐다.
무선 충전 대신 꺼내든 건 ‘이것’
무선충전 대신 제네시스 새롭게 전념할 것은 ‘프리미엄 전기차 충전 서비스 개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건 처음은 아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1년 서울 W 호텔 측과 전기차 발렛 충전 서비스를 개발하고 주차장 내 전용 완속 충전소를 구축한 바 있다. 그러나 관리가 부족하다는 평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 BMW와 벤츠가 프리미엄 충전소 구축에 확대하면서, 마냥 손놓고 있을 순 없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BMW는 최근 서울, 인천 영종도, 경북 경주 등에 위치한 프리미엄 호텔 내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비슷한 시기 벤츠 역시 전기차 브랜드 EQ를 활용한 충전소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