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차 평가 황금기
최근 기아의 전기차 EV6 GT와 제네시스 GV60이 한 해외 유명 매체가 실시한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두 차량은 각각 기아와 제네시스에서 출시한 순수 전기차다. 이번 소식에 대해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반응이다.
한편 업계에선 두 차량의 상품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이것’에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다. 바로 ‘경쟁 모델’이다. 대체 어떤 차가 앞의 두 차량과 비교됐을까? 함께 살펴보자.
포드 머스탱 마하-E 체면 구겼다
국산차와 나란히 평가 대상에 오른 차는 다름아닌 마하-E였다. 이 차는 포드에서 생산 중인 쿠페형 전기 SUV다.최근에는 부진을 만회하고자 가격을 인하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등 상품성 개선에 나섰다. 주목할만한 점은 배터리인데, 기존에 탑재되던 국내 브랜드 L사 배터리 외에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됐다.
한편 EV6 GT는 먼저 출시 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일반 모델과 달리 전면 서스펜션이 부드럽고 리어 서스펜션이 단단한 세팅으로 차별화됐다. 출시 이후에는 국내는 다소 호불호가 어느정도 갈리지만 해외의 경우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아의 디자인 부서에 고위 관계자는 이 차에 대해 단종된 스팅어가 가지고 있던 고성능 포지션을 이어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GV60은 제네시스에서 E-GMP를 적용한 브랜드 최초의 전기 SUV다. 이 차의 특히한 점은 부스트 모드에 있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한번 사용하고 나면 일정시간의 쿨타임(재사용 대기시간)이 필요한 타 차량과 달리 이 차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로 이번 평가에 사용된 스포츠 플러스 트림(국내 기준 퍼포먼스 트림)은 가장 강력한 버전으로 라인업 중 가장 빠르다.
크게 앞선 EV6 GT 평가
이번에 평가를 진행한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신뢰성 높은 독일 3대 자동차 매거진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이 매체는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이 밖에 다른 두 매거진으로는 아우토 빌트(Auto Bild),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이 있다.
이번 비교평가는 ▲바디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거동 ▲친환경성 ▲비용 등 7가지 평가 항목에 걸쳐 진행됐다.
EV6 GT는 모든 평가 항목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으며 총점 602점을 기록해 GV60(586점), 머스탱 마하-E(552점)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특히 EV6 GT와 GV60는 머스탱 마하-E를 각각 50점차, 34점차로 누르며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EV6 GT는 핸들링, 주행 다이내믹 등과 관련된 주행거동 항목에서 95점을 받아 GV60의 78점, 머스탱 마하-E의 85점에 크게 앞섰으며, 뛰어난 성능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보증 조건을 갖춘 점을 높게 평가받아 비용 항목에서도 경쟁차를 누르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 심사위원은 “EV6 GT는 재미있고 빠르게 달리면서도 안정적으로 코너링할 수 있는 차량”이라고 했다. 또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고 긴 보증기간과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의 우수성 덕분에 재판매 가치도 높을 것”이라며 호평을 이어갔다.
GV60는 7가지 평가 항목 중 실내공간, 다용도성/기능성 등을 평가하는 바디 항목과 가속력, 출력 지속성 등을 평가하는 파워트레인 항목에서 EV6 GT에 근소하게 앞서며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승차감과 정숙성, 편의 사양과 관련된 편의성 항목에서도 비교 차량 대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은 차별적 가치를 보여줬다.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GV60는 센터콘솔에 위치한 다이얼 타입의 인포테인먼트 조작계가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칭찬하며 “차원이 다른 편안함을 제공하는 서스펜션과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도 매력적”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기차 3종, 유럽내 입지는?
이번에 평가 대상에 오른 3종의 전기차, 실적은 어떨까? 먼저 시장 상황을 보면, 최근 유럽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엔데믹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등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되살아나는 추세다. 이에 전기차 시장 경쟁도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EV6 GT는 아직 미출시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은 EV9, 신형 코나 EV와 이 차를 투입해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하며 현지 시장 확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미 유럽시장에 판매 중인 GV60의 경우, 지난해 약 1975대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2822대)의 약 70%를 차지했다. 올해의 경우 유럽내에서 전기차 등록 대수로 8위를 기록한 볼보 XC40(26,445대)이나 10위 스코다 엔야크(25,698대) 뒤쳐지며 아예 주요 순위 밖에서 멀어진 상태다.
한편 마하-E는 지난해 유럽에서 25,000대가 팔리며, 실적으로는 셋중에 우위에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2월 유럽에서 5만 번째 마하-E모델을 인도하며,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GV60과 마찬가지로 순위 상으로는 타 전기차에 밀려,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디터 한마디
이번 평가만으로 무조건 어느 한쪽의 차량이 더 낫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그러나 결과들이 경쟁이 더 치열해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과연 세 차종은 올 연말 좀 더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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