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물 웅덩이 무시했다가 낭패
해외 자동차 영상을 보면, 여러 차들이 물 웅덩이를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떤 차는 멀쩡히 지나가는데, 다른 차는 물 웅덩이를 지나가다 멈춰, 견인차가 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신기한 점은 덩치에 상관없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차가 멈춘다. 제조사들이 차를 개발할 때 물 웅덩이를 지나가는 테스트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래의 본문에서 간단히 알아보자.
원인은 물 빠짐 밸브
과거 국내 방송에서 물 웅덩이를 만들어 놓고 여러 크기의 차가 지나가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물 웅덩이의 깊이는 대략 어른 무릎 높이 정도였다. 당시 일반 트럭으로 진행했는데, 웅덩이를 지나면서 1천 RPM에 머무르다 결국 엔진이 꺼져버렸다.
원인은 차량 하단부에 설치된 물 빠짐 밸브 때문이다. 이 부품을 통해 엔진에 물이들어가 멈춘 것이다. 물 빠짐 밸브란, 차량의 공기흡입과 압축 과정에서 발생한 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품이 물에 잠기면 오히려 엔진 압력 때문에 내부로 물이 역류하게 되고 시동이 꺼진다.
즉, 물 빠짐 밸브의 위치가 해당 차량이 지날 수 있는 물 웅덩이의 깊이를 결정한다. 문제는 이 부품이 생각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차 마다 다르긴 하지만 승용차는 54~57cm, 즉 성인 남성의 무릎 높이 정도이며, 소형트럭은 30cm, 즉 바퀴의 절반 높이가 한계이다. 덤프 트럭은 이보다 훨씬 높은 135cm 위에 있다.
대형 SUV도 웅덩이 앞에 장사 없다
지상고가 높은 대형 트럭이나 SUV 등은 일반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물 빠짐 밸브와 같은 장치들이 낮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얕은 웅덩이에서 멈추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참고로 2023 기아 모하비의 경우, 매뉴얼을 보면 수심 50cm 이상 장소는 절대 가지말라고 적혀있다.
다만, 최신 지프 랭글러의 경우 대략 31.5인치(80cm)까지는 지나갈 수 있다. 오프로드 성향의 모델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생각보다 얕은 물에서도 차가 멈출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세단의 경우 타이어 높이의 3분의 1, SUV는 타이어 절반 높이의 물 웅덩이는 반드시 피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전기차는 괜찮을까?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물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순간적으로 물 웅덩이를 지날 수는 있겠지만, 내부 전장 부품에 물이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침수지역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외신에 따르면 전기차의 도강 깊이는 내연기관차와 같다고 봐야한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동일 매체의 주장에 따르면 볼보 XC40 리차지(전기차)의 경우 일반 XC40과 동일한 45cm라고 보도했다.
에디터 한마디
자동차는 생각보다 더 물에 취약하다. 괜한 생각으로 물 웅덩이를 지나는 등 무리수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엔진에 물이 들어가는 순간 막대한 수리 비용이 청구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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