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경쟁 치열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중에서도 ‘배터리 삼국지’라 불리는 한, 중, 일 삼강 체제가 흥미롭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3국을 중심으로 신기술을 거듭하며 저마다의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유독 배터리 강세, 중국 CATL
배터리 업계 선두는 중국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중국 CATL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37.1%를 담당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성장률이 101.8%에 달한다. 테슬라 ‘모델3’ ‘모델Y’ 등을 비롯해 거대한 내수 시장을 장악하면서 거둔 성과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3.1%였다.
CATL은 올해 1분기에 기린 배터리(Qilin Battery) 3.0을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출시된 기린 배터리 3.0은 모듈이 없는 배터리 CPT(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부피 이용률은 72% 이상이며, 에너지 밀도는 225Wh/kg에 달한다.
상용화 적용된 기린 배터리
기린 배터리 3.0은 수냉판을 다기능 탄성 샌드위치 층으로 통합하고 배터리 셀 사이에 수직으로 배치했다. 이를 통해 면적이 제한되어 열 교환이 균일하게 이뤄지기 어려웠던 전통적인 냉각 방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기린 배터리 3.0은 구조적 이점을 활용해 배터리 셀 측면에서 열을 교환할 수 있고, 열 교환 면적을 4배 확장하여 효율을 크게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1000km 주행을 구현하며 배터리 잔존량 10%에서 80%로 충전하는 데 불과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평균 400~500km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기린 배터리의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CATL은 올해 1분기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에 배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린 배터리는 MPV 모델인 지커 009와 쿠페 타입 지커 001의 2023년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주력 배터리 4680
테슬라는 ‘4680배터리’ 양산 후 본격적으로 생산중이다. 배터리 양산 초기, 테슬라는 트위터(=X)에서 “일주일간 86만 8000개의 셀을 생산한 ‘4680 배터리’ 팀, 축하합니다!”라는 멘션을 남기며 양산을 자축한 바 있다.
4680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을 비롯해 국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제조사들과도 손잡고 있다.
4680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4680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이상 키운 제품이다. 파우치나 각형과 비교해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16%나 늘릴 수 있어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결국 전고체 배터리 선두가 패권 쥔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을 이동하게 하는 매개체인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기존 액체 전해질의 경우 배터리 내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는 분리 막이 필요했지만 고체의 경우 그 자체로 분리 막 역할을 할 수 있다.
분리 막이 없어지면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고 온도 변화로 인한 충격이나 누액 위험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온 전도도가 높은 고체, 즉 저항을 최소화하는 전해질을 구현하는 것이 큰 과제다. 비싼 제조 원가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에디터 한마디
미래 모빌리티에 있어 배터리는 핵심 요소다.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기업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부터 시작해 적극적인 관련 기술 투자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한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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