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발 가격 인하에 참여하는 루시드
현재 판매 중인 루시드 전 트림이 대상
상반기에만 1400여 대, 불가피한 참여
결국 루시드까지 참여하는 ‘이것’
테슬라 일으킨 가격 인하 바람이 뜻밖의 제조사에게도 불어닥쳤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루시드가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루시드는 2014년 설립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주요 라인업은 루시드 에어로, 준대형 전기 세단인 이 차는 높은 성능을 무기로 한때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기도 했다. 루시드가 할인이라니,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한 것일까? 함께 살펴보자.
전 트림이 대상, 최대 1600만 원
루시드 에어는 현재 퓨어, 투어링, 그랜드 투어링 등 세 가지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 할인은 전 트림에 걸쳐 이뤄졌다. 먼저 가장 저렴한 퓨어 트림은 기존 9만 2,900달러(약 1억 2,100만 원)에서 8만 2,400달러(약 1억 700만 원)로 1만 650달러(약 1,400만 원)가 인하됐다.
뒤이어 투어링 트림은 10만 7,400달러(약 1억 4,000만 원)에서 9만 5,000달러(약 1억 2,400만 원), 그랜드 투어링 트림은 13만 8,000달러(약 1억 8,000만 원)에서 12만 5,600달러(약 1억 6,400만 원)로 할인됐다. 두 트림은 동일하게 각각 1만 2,550달러(약 1,600만 원) 씩 조정됐다.
사실 루시드가 구매자들에게 현금성 지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구매자들에게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적립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벌인 적이 있다. 다만 차이점이라 한다면, 실제 판매가를 할인한 앞과 달리 이건 5만 5000달러 이하 전기 승용차에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는 조치라는 점이었다.
뚝 떨어진 실적, 불가피한 참여
루시드의 가격 할인 참여, 대체 이유는 뭘까? 업계 전문가들은 ‘수요 문제’가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루시드 에어의 미국 내 판매 실적은 약 1,400대에 불과했다. 월 단위로 쪼개면 200~300대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적립금 지급 무렵 실적 반등을 기대했으나, 별대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재고만 700여 대 가량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실적은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컸다. 같은 기간 테슬라 모델 S는 약 2만 대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다른 경쟁 모델인 벤츠 EQS 세단 역시 상반기 약 47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량이 적다 보니 손실액도 어마어마했다. 루시드가 공개한 올해 회계연도 1분기 자료에 따르면 순 손실액은 무려 7억 7950만 달러(약 1조 325억 원)였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봐도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2022년 회계연도 1분기) 루시드는 8130만 달러(약 107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실적이 감소한 원인은 무엇?
에어의 공식 스펙만 보면 경쟁 모델에 크게 밀릴만한 게 거의 없다. 19인치 휠 ‘레인지’ 모델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113㎾h 원통형 배터리를 얹고 1회 충전으로 최대 837㎞를 주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보닛 끝선에서 트렁크 껵이는 곳까지 뻗은 부드러운 루프 라인은 Cd 0.21이라는 놀라운 공기저항 계수를 갖게 한다. 이를 기반으로 루시드 에어는 제로백(0→시속 100㎞ 가속 성능)이 2.5초에 달한다. 여기에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00mm, 1,950mm, 1,450mm나 되는 사이즈는 모델 S는 물론, 현대 아이오닉 6보다도 작은 체격을 지녔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할까? 루시드 에어의 실적 감소 원인은 다소 높은 가격 진입 장벽에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추가로 이전과 달리 모델 S 뿐만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가 내놓은 전기차와도 경쟁해야 하는 최근 상황도 있다. 따라서 루시드 에어에겐 스펙 외에 잠재 수요를 끌어들일 요소가 더 필요하다.
에디터 한마디
루시드의 할인 참여,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전반에 바람이 추가로 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아우디, 포르쉐, 벤츠, GM 등에서 타겟 소비층을 공유하는 몇몇 모델들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정확한 결과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필요한 가운데, 과연 실제로 앞에서 언급한 제조사에서 나오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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