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가 된 ‘이 배터리’ 모델 Y
지난 7월, 테슬라에서 모델 Y를 국내 출시했다. 차량만 놓고 보면 기존에 미국산 모델 Y를 팔았던 바 있기에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탓에 출시 가격이 5천만 원대로 나오면서 이 차는 놀랍게도 출시되자마자 화제가 되었다.
놀라운 점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모델 Y 이후 LFP 배터리를 단 전기차가 2종이나 출시됐다. 그 차는 바로 레이 EV(8월, 기아)와 토레스 EVX(9월, KGM)다. 업계 전문가들은 물꼬가 트인 만큼, 앞으로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계속해서 국내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선배 격인 이 차들은 얼마나 팔렸으며, 성능은 어떨까? 함께 살펴보자.
우려와는 달랐던 판매량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모델Y는 국내에서 2814대가 팔리며 수입차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한 때 월간 판매량이 수십~수백대 수준에 그쳤던 테슬라 모델Y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RWD(후륜구동)’ 트림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판매량이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뒤이어 출시된 레이 EV는 지난 10월 1300대를 기록했다. 나름의 선방 덕분에 같은 기간 레이는 전월 대비 26.2% 증가한 4913대가 팔렸다. 이같은 실적은 국산차 순위 변동에도 영향을 줬다. 업계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 9월 8위에서 지난달에는 4위로 4계단 상승했다.
마지막 토레스 EVX는 아직 실적으로 집계된 것은 없다. 다만 본계약 체결전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약 4500대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불러모았다. 업계에선 사전계약량의 절반만 실제 구매로 이어져도, 국내 전기차 뿐만 아니라 일반차 시장에서도 주목할만한 순위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 Y, 매력적인 가격대 눈길
큰 화제가 된 ‘중국산 모델 Y’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50km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6.9초이다. 최고 속도는 217km/h다. 뒤이어 살펴보겠지만, 가격대비 테슬라하면 빼좋을 수 없는 ‘오토파일럿’을 기본 탑재했다.
차량의 가격은 5,69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전에 팔렸던 미국산 모델Y보다 적어도 약 2,000만 원 가량 저렴하게 책정되었다. 참고로 테슬라는 미국산 모델Y를 7,874만 원(사륜구동 롱레인지), 8,534만 원(퍼포먼스 버전)에 판매한 바 있다.
한편 국고 보조금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고려하면 모델Y 실제 구매 가격은 서울시 기준 5천만 원대 초반도 노려볼 수 있다. 여기에 기존 테슬라 오너를 통해 공유받을 수 있는 ‘리퍼럴’ 할인(66만 원)을 적용하면 최종 4,983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놀라운 점은 보조금이 높게 책정된 일부 지역에서는 4000만원대 중반까지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EV, 전작 대비 개선된 성능
1세대 모델과 달리 2세대 신형 레이 EV에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여기에 공기역학 성능을 높여주는 전방 언더커버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최대 233km(도심 기준, 복합 205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복합 전비는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m/kWh를 달성했다. 이밖에도 레이 EV는 150kW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완속 충전기(7kW급)로 충전하게 되면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6시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이 차의 가격은 ▲4인승 승용 2,775만 원 ~ 2,955만 원 ▲2인승 밴 2,745만 원 ~ 2,795만 원 ▲1인승 밴 2,735만 원 ~ 2,780만 원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조금은 국고의 경우 512만 원이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 별로 최소 180만 원에서 최대 1,150만 원까지 국가보조금에 비례해서 지역보조금이 지급된다.
참고로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을 적용시 4인승 승용 모델 기본 트림의 경우 최대 2,128만 원에서 최소 1,247만 원에, 밴 모델은 최대 2,308만 원에서 최소 1,427만 원에 구입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레스 EVX, LFP 달고도 400km대?
KGM의 토레스 EVX는 앞의 두 모델에 비하면 완전 막내다. 9월 출시 된 이후, 지난 달 20일 생산을 개시했다. 이후 지난 3일에는 첫 전기차 고객 인도를 앞두고 양산 기념행사를 가졌다.
토레스 EVX에는 어느 새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곳’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바로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152.2㎾ 전륜 구동 모터와 최적의 토크 튜닝을 한 감속기 탑재한 토레스 EVX는 최고 출력 207마력과 최대토크 34.6㎏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적화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설계 덕분에 433㎞를 확보했다. 놀라운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토레스 EVX의 보증기간 때문인데, KGM은 보증기간을 국내 최장인 10년 100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인 토레스 EVX의 판매 시작 가격은 ▲E5 모델 4,750만 원 ▲E7 모델은 4,960만 원으로 나왔다. 여기에 최근 결정된 최종 보조금 695만 원을 적용하면 각각 4,055만 원, 4265만 원으로 더 저렴해진다. 추가로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지역에 따라 최소 3천만 원 후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다.
에디터 한마디
국내에 LFP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 데뷔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진 뒤부터, 여러 전문가와 매체에서 공통으로 표한 우려가 있다. 바로 에너지 밀도가 낮아 겨울철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 배터리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존재했다. 아직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겠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우려들이 실제 구매 단계에선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EVX의 실적도 머지않아 나올 예정인 가운데,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겨울을 맞이할 앞으로는 어떤 그래프를 보이게 될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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