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 않게 보이는 ‘이 택시’
요즘 택시를 타면 어렵지 않게 보이는 차가 있다. 바로 ‘전기차’다. 꽤 오랜 시간 동안 LPG가 주를 이뤘던 이곳에 어플이든 도로 위든 전기차 택시가 적지 않게 다니고 있다.
급기야 올해 신규 택시 10대 가운데 절반 가량은 전기차라고 한다. 장기간 이런 현상이 보이자 업계에선 ‘전기차가 LPG 차량을 맹렬하게 추격하는 양상’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대체 구체적으로 얼마나 치고 올라왔길래, 그런걸까? 함께 살펴보자.
LPG가 놀랄만한 비중 차지해
최근 국내 공개 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등록된 택시는 2만 5873대였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차종은 단연 1만5554대를 기록한 LPG 차량(60.1%)이었다.
뒤이어 2위를 기록한 건 9743대가 등록된 전기차(37.7%)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38.8%)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연간 신규 등록 택시 100대 중 1∼2대 수준에 불과했던 수년 전보다는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이 밖에 LPG 뒤를 이었던 하이브리드와 휘발유 택시는 각각 398대(1.5%)와 96대(0.4%)로, 비중은 눈에 띄게 미미했다.
가장 많은 차량은 바로 ‘이것’
신규등록 택시 중 전기차 비율은 2018년 1.8%(683대), 2019년 2.6%(1029대), 2020년 2.7%(903대) 등 한 자릿수에 불과했으나, 2021년 14.4%(4993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등록된 전기 택시를 차종별로 보면 아이오닉5가 6383대로 가장 많았고, EV6 3978대, 니로(기아) 3391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렇게 전기 택시가 늘어난 이유로는 보조금을 적용받더라도 내연기관 택시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지만, 세금과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의 전기택시 구매 보조금 지원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참고로 아이오닉 5 전기 택시 가격은 4354만~4918만원으로, 자가용 모델(5005만~5885만 원)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보조금(서울시 기준)을 더하면 3154만~3718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유독 ‘이곳’에서 많더니, 이유가
전기 택시가 확실히 늘긴 했지만,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바로 ‘비중’이다. 엄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기 택시는 ‘개인택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택시 비중은 신규 전기 택시 가운데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로 ‘초기 비용’을 꼽았다.
업계에 따르면 법인 사업자의 경우 한번에 수십 대를 계약한다. 이 때 제조사 입장에선 한 번에 억 단위 실적을 올릴 수 있어 소위 ‘대박’이라 하지만, 구매자에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앞에서 언급한 아이오닉 5 영업용 가격에 비해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차종들의 가격을 보면
▲ 쏘나타 1857만~2363만 원
▲ K8 2795만~3080만 원
▲ K5 2695만~3200만 원
▲ SM6 2624만~3122만 원
으로,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빚을 내 구축을 하더라도 또다른 고충이 생긴다. 일부 택시 사업자들은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과 충전에 최소 수십 분 이상 걸리는 데 따른 차량 유휴 시간 증가 등을 이유로 전기 택시 전환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법인 택시 차고지와 주요 택시 쉼터 등에 급속 충전기 위주로 충전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전기 택시 구매 보조금을 높이면 법인 택시도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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