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독하게 해야…” 차까지 뺏는 초강수 둔 경찰, 첫 달 결과는?

경찰, ‘음주운전 특별 수사’ 첫 달 결과 발표
영장 압수 및 임의 제출 포함 총 29대 압수
처벌을 놓고 생기는 동상이몽, 실제 사례는?

드디어 나온 첫 달 결과물

경·검 합동으로 상습 음주 운전자 등 재범 근절을 위해 특별 수사 기간(7~10월)을 운영 중인 가운데, 첫 달 결과가 나왔다. 본격적인 시행 이후 사례가 나오긴 했지만, 한 달 동안 집계 한  압수된 차량 대수는 꽤 놀라웠다. 

한편 현장 적발 후 처벌 여부를 놓고 경·검과 법원 간의 동상이몽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영장을 청구할 때,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한 달 동안 현장에서 압수 된 차량은 몇 대이며, 법원은 어떻게 판단을 했을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압수된 건수는 무려 29대

첫 한 달 동안 경·검은 음주 운전 사범 소유의 차량 총 29대(영장에 의한 압수 5, 임의제출 24)를 압수했다. 압수한 사건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 상태로 운전한 경우가 대부분(24명, 82.7%)이었으며, 이 중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피의자는 11명(37.9%)에 달했다.

또한, 총 음주 경력이 3회 이상인 경우(17명, 58.6%)에는 재범 우려 등을 고려하였고, 초범인 경우(7명, 24.1%)에도 사망ㆍ도주 등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압수했다.

황당한 기각 및 감형 사유

영장 자체가 기각되거나 재판에서 ‘반성’, ‘처벌 불원’ 등의 이유로 감형 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몇 가지 살펴보면 첫 번째는 부산에서 음주운전 전과 2범의 운전자가 또 술에 취해 운전하다 사람을 숨지게 한 케이스다. 사건을 맡은 경찰이 운전자의 스포티지 차량을 압수해달라 요청했지만, 법원은 두 차례나 압수 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이유는 “압수의 상당성과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였다. 

두 번째는 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년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판결난 케이스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 “피해자들이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이 노모를 홀로 부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으로 판결난 케이스다. 재판부는 판단 배경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이 동종 전과로 실형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판단, 시간이 약?

한편 일각에선 재판부의 판단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벌 및 차량 압수에 대한 판례가 늘어나 판단 기준이 더 명확해질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여기에 대한 움직임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지난달 서초구에서 발생한 벤츠 사건이 있다. 이 케이스는 음주운전 전과 4범인 운전자가 또 음주운전을 하다가 화물차를 들이받아 발생한 것이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이 차량 압수 영장을 신청했지만, 처음에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사유는 황당하게도 “음주운전 사건에서 차량을 압수·몰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이 “재범 우려가 크다”며 압수 영장을 재신청하자 “수사에 필요성이 있다”며 요청을 받아들였다. 

에디터 한마디

얼마 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검찰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업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진정한 근절을 위해선 우리들 또한 ‘음주운전을 하면 차량도 압수될 수 있다’라는 인식도 가져야 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