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만 20만 대 임박, 늘어난 전기차 판매량
구매 꺼리는 소비자도 늘자, ‘이 방법’도 주목
해외에선 활발, 국내는 더딘 상황. 이유는?
현실적 문제도 존재하는 전기차 구매
최근 도로 위엔 전기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만 해도 2020년 4만 6909대, 2021년 10만 1112대, 2022년 16만 2987대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68% 성장하며, 전체 판매량의 9.9%인 802만 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을 고려해도 아직은 비싼 전기차의 가격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최근 일부 해외 시장에선. 신차를 구매하지 않아도 전기차 오너가 될 수 있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 방식은 무엇일까? 국내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함께 살펴보자.
해외에선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
주목받은 산업은 다름 아닌 ‘EV 컨버전’이다. ‘EV 컨버전’이란, 자동차 동력 엔진 등을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 대체해 전기차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쪽 산업은 전기차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2010년 전후 활성화됐다.
기존 엔진차를 전기차로 바꾸기 때문에, ‘EV 컨버전’은 친환경 효과뿐만 아니라, 신산업 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평균 200~500대 규모 컨버전이 이뤄지는 미국 등의 선진국에선 최대 700만 원의 보조금 혜택도 제공되고 있다.
한편, 최근 완성차 업계 역시 EV 컨버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 포드, 미니, 르노, 토요타 등이 컨버전 사업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곳을 살펴보면, 포드는 마하-E GT 모델에 탑재되는 독립형 전기 모터를 전기차 개조를 위해 4340달러(약 566만 원)에 별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미니는 1959~2000년 생산된 빈티지 모델을 대상으로 ‘리차지드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르노의 경우 클래식 모델(르노 4와 르노 5, 트윙고 등)을 대상으로 조만간 전기 개조 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조사들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신차를 전기차로 채우는 전략만으론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작부터 어려운 국내 상황
국내에서 EV 컨버전에 대한 움직임은 어떨까? 산업 자체가 해외에 비하면 미미하다. 현재 국내는 지난 2021년부터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정부 공모과제로 실증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진입 단계부터 어렵다. 실제로 국내에선 개조한 전기차를 실제 주행하고 판매하려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이를 통과한 업체가 전무하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현행 전기자동차의 튜닝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전기차 튜닝 안전성확인 시험항목으로 전자파 적합성, 주행시험(내구 3000km), 원동기 출력시험, 고전원전기장치 절연 안전성 등을 포함해 10가지가 있다.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개조한 특수 차량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기 단계인 국내 EV 컨버전 산업에서 가장 앞서있는 업체는 한 곳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으로부터 기술 검토서를 교부받고 안전검사 신청서를 제출, 연구원 내에서 실차 검사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터, 봉고 등 상업용 1톤 트럭에 한 한 것이고, 정작 필요한 일반 승용차나 올드카에 대한 심사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아쉬운 상태다.
EV 컨버전, 제도만 손보면 끝?
전문가들은 국내 EV 컨버전 산업 발전을 발목 잡는 요소를 까다로운 과정 외에 몇 가지 더 들었다. 첫 번째는 전기차 개조 차량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EV 컨버전 차량에 적용되는 전압은 100~400V 수준에서 최대 800V에 이른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쓰는 게 아닌 노후 내연기관 차를 개조한 것이라면 작업 과정부터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국내 관련 기관 관계자 역시 “EV 컨버전은 일반 튜닝과는 다르다”며 “전기차 전압과 관련한 안전 기준이 확실히 마련돼야 하고, 향후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업계는 관련 내용을 충분히 숙지 후 작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높은 가격대다. “EV 컨버전’은 소위 ‘올드카’라고 불리는 모델로 작업을 하면 최근 모델로 작업하는 것보다 비용이 크게 뛴다. 이유는 주요 부품 수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비용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일반인까지 산업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경우도 존재했다.
에디터 한마디
‘EV 컨버전’, 기존 차 내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전기로 운행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를 기술적으로 가능해도 법률상 상용화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아쉽다. 새로운 전기차도 좋지만, 정말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려 한다면 제도적, 비용적 부분을 보완해 컨버전 된 전기차도 공존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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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주도를 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