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타버린 테슬라 차량
지난 4일 오후 7시 46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의 한 도로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차주는 바로 탈출해 다치지 않았지만 차량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차주의 진술에 따르면 차량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인지한 직후 바로 멈추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차량 화재의 경우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에 의해 약 1시간 후 진화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화재 여전히 불안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 분리막 손상, 과충전 및 보호 회로 불량이 있다. 앞서 보도한 테슬라 화재의 경우 주행 중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분리막 손상 가능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쪽에 양극과 음극이 있고, 사이에 분리막을 두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이 채워져 있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두 극 사이에 화학 반응이 급격히 증가해, 막대한 에너지(열)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전해질이 끓기 시작하고, 증기의 압력으로 배터리 팩에 틈이 생기면 연기와 함께 폭발,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한 마디로 ‘열폭주 현상’이라 부른다.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리튬이온 배터리 구조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각종 보호 장치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여러 장치로 배터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게 전부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 리튬인산철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높은 성능을 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한계 때문에, 최근에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각광받고있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소재인 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대신 인산과 철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이 배터리는 화학구조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충격과 화재에 강하다. 특히 값 비싼 희토류대신 상대적으로 흔한 소재를 사용해 저렴하다. 국제 원자재 시세에 따라 달라지지만, 80kWh 용량의 배터리를 기준으로 200~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수급이 용이한 원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는데 도움이 된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타입이다. 보급형 전기차에 적합하기 때문인데, 중국내 공해를 억제하고 전기차 내수 시장 활성화를 통한 기술 고도화를 이루는데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 요즘은 이 배터리를 개선해,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배터리 셀 – 모듈 – 팩 세 가지 단계중 모듈 부분을 생략한 셀 – 투 – 팩 기술을 전기차 플랫폼에 적용해,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최근 국내 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GM, 테슬라 등 굵직한 브랜드에선 기존 배터리 기술과 더불어 리튬인산철 배터리 연구와 양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인 가격 인하와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에디터 한마디
전문가들은 배터리 시장이 프리미엄과 보급형 두 부류로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고, 후자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대중 브랜드에서 도입할 것이라는 의미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적인 자동차 화재나 사고보다 훨씬 위험하다. 앞서 살펴본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국내에서도 흔해졌을 때 지금보다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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