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SUV, 대형 세단 소비 트렌드
문제는 비좁은 주차공간
첨단 기능으로도 한계, 대안 마련 시급
큰 차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는 바로 ‘대형’이다. 이는 장기화 된 코로나의 여파로 레저 활동이 늘자 큰 차 선호가 덩달아 높아지면서 생겼다. 특히 캠핑 인구가 빠르게 늘어 지난해만 700만명 가량 추산된 점은 최근 보이는 풀사이즈 SUV와 픽업트럭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차가 커지면서 생기게 된 문제가 있다. 바로 주차 공간 문제다. 차는 커지는 데 주차공간은 수년째 그대로다보니, 문콕과 같은 주차 관련 이슈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주차와 관련된 각종 첨단 기능이 있다 해도, 막상 큰 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서면 머뭇거려지는 경우가 많다. 과연 현재 국내 주차장 공간은 최신 대형 차량과 비교해 얼마나 좁을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운전 잘 해도 주차관련 첨단기능 필요
우선 국내에서 가장 큰 모델들 몇 가지를 알아보자. 첫 번째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있다. 이 차는 국내에 출시된 대형 suv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전장 5,380mm 전폭 2,060mm 전고 1,945mm로 전보다 더 커졌다. 과거 모델들도 충분히 넓었다. 하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더욱 여유로워진 실내 공간이 강점이다.
한편 쉐보레 타호의 덩치 역시 만만치 않다. 최고 등급의 하이컨트리(High Country) 모델 기준, 전장 5350㎜, 전폭 2060㎜, 전고 1925㎜에 달하는 7인승 모델이다. 차체가 크기 때문에 뛰어난 거주성을 보장한다. 3열 레그룸만 해도 886㎜에 달해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을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이외에 국산차 역시 팰리세이드, 그랜저, 렉스턴 스포츠 칸, G80, G90 등 5미터에 가깝거나 훌쩍 넘긴 차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이런 차들을 도심지에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골목 내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이라 할 지라도 주차를 하면 주변 차들이 간신히 지나갈 만큼의 공간을 가진 곳이 많다.
오래전 마련된 지하 주차장은 진입로 부터 난관이다. 이럴 때 주변을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기능이나 전후방 거리 센서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재 준중형 모델의 사이즈가 과거의 중형 이상으로 커지면서 첨단기능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조사 별 마련된 주차 관련 기능 옵션을 고르는 사례가 흔해졌고, 중고차 역시 이런 기능이 탑재된 차에 좀 더 높은 가격이 붙는다.
주차면적 법은 바뀌었지만 현실은 그대로
2019년 3월 이전 주차장 면적 기준은 일반형 가로 폭(너비) 2.3m·세로 폭(길이) 5.0m, 확장형 너비 2.5m·길이 5.1m였다. 이 중 확장형은 2008년 처음으로 도입된 ‘확장형 주차 단위 구획 제도’를 통해 기준이 변경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협소한 주차 면적으로 인해 개문 시 옆 차량을 손상 시키는 일명 ‘문 콕’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2012년부터 신축 건축물의 주차 공간 30% 이상은 무조건 확장형으로 설치하게 의무화 했다. 이것은 현재까지 이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 콕 관련 사고에 대한 보험 청구는 늘어났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2018년 당시 배포했던 ‘문 콕 사고 방지법 시행 ’ 자료에 따르면 ‘문 콕’ 사고 발생 수는 보험 청구 기준으로 2014년 약 2,200건, 2015년 약 2,600건 , 2016년 약 3,400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큰 차 때문에 넓은 공간도 소용없다
국내 주차장 1면당 면적을 국제 기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협소하다. 주요 국가별 주차장 1면당 기준을 살펴보면, 면적 미국 2.7m·5.5m, 일본 2.5m·6.0m, 유럽 2.5m·5.4m, 중국 2.5m·5.3m, 호주 2.4m·5.4m 등이다. 이는 모두 일반형 면적 기준으로, 너비 2.5m·길이 5.0m인 국내 일반형부터 사이즈가 작았다.
주차장 1면당 너비는 그렇다쳐도, 길이는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많이 차이 나는 곳은 1m 가량 되는 곳도 있다. 국토부는 주차장 면적 기준을 개정할 때 너비만 확대하고 길이는 수정을 거치지 않았다.
현대차의 SUV 판매를 견인하는 팰리세이드도 전장이 4,995mm에 달한다. 이 경우 주차 후 트렁크에서 물건을 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중 콜로라도와 에스컬레이드는 국내 확장형 주차장 길이인 5.2보더 더 길다.
에디터 한마디
최근 시장을 살펴보면, 대형 차량 판매는 활발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차량들은 국내 확장형 주차공간에서 조차 제대로 주차할 수가 없는 처지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 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차 면적 개정 당시 제네시스나 카니발과 같은 대형 사이즈 차량을 감안해 확장형 너비와 길이를 각각 0.1m씩 늘렸다.”며 “주차장 면적 확대와 관련해서 소비자들의 차량 등록을 꾸준히 면밀하게 검토해 5m 이상의 대형 차량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이가 나타난다면 논의를 거쳐 다시 개정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차는 계속 커질 것이다. 주차장은 점점 비좁아진다는 의미인데, 언젠가 기술적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과연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댓글2
차 크기는 업그레이드 운전 실력은 다운그레이드
근데 요새 인간들 운전들도 잘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