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들의 독무대, PHEV 시장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 존재감이 0%인 곳이 있다.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맥을 유지해오던 국산차는 현재 아예 종적을 감췄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쏘나타와 니로에서 해당 모델을 판매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자 국내 사업은 접고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 수입차는 꾸준히 자리를 지켜냈다. 그 결과 국내 PHEV 시장은 수입차들의 세상이 됐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다양한 친환경차 종류 중에서 유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만큼은 국산차가 홈그라운드에서 힘을 못 쓴 이유는 뭘까? 오늘은 이와 관련해 살펴보려 한다.
매력이 확실한 PHEV 모델
PHEV, 매력이 없는 차도 아니다. 차량에 탑재된 모터가 독립적으로 중거리 주행을 수행하기 때문에, 전기모드로만 0~70㎞ 안팎을 달릴 수 있다. 또한 전기차처럼 외부에서 배터리를 충전을 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지만,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일반 하이브리드 차와는 다른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도심 출퇴근용이라면, 전기차처럼 순수 전기 주행을 하고 장거리 주행을 할 때는 내연기관을 이용하면 돼 충전 스트레스 없이 차를 사용할 수 있다.
국산 PHEV 전멸, 혹시 원인이 ‘이것’?
이미 짐작했겠지만, 국산 PHEV가 힘을 못쓴데는 ‘약한 가격 경쟁력’이었다. 여기엔 PHEV 보조금 지원 제도 폐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2021년 1월 1일부로 지원 제도가 폐지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증가했다. 그 결과 친환경차 구매를 고려하던 예비 오너들 사이에선 처음부터 선택지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두는 경우가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PHEV는 동급의 가솔린 모델보다 1,000만 원~2,000만 원 가량 비싸다. BMW 3시리즈의 PHEV 모델인 530e는 가격이 8,700만 원부터인데, 5시리즈 가솔린 520i는 6,880만 원부터다. 볼보 XC60 PHEV도 가격이 8590만원부터로, 가솔린은 6290만원부터여서 PHEV의 진입장벽이 높다. (언급된 모델 모두 2023년형에 해당)
PHEV, 애매한 입지도 한몫해
가격 외에도 국산 PHEV가 힘을 못썼던 이유가 있다. 바로 애매한 위치다. PHEV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간에 위치한다 보니, 다수의 소비자 사이에선 실용성이 다소 애매하다는 평이 있다.
특히 충전이 번거롭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애초에 충전이 필요 없고, 전기차는 충전주기가 훨씬 길다보니 이 의견은 오너들에게 더 크게 와닿을 수 밖에 없었다.
국산 PHEV 다시 등장하나?
다시 국산 PHEV를 볼 수 있을까? 지난 8월, 다수의 매체를 통해 현대차가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그랜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이 소식에 대해 현대차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 소식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실제로 출시만 된다면 이를 계기로 국산 PHEV 시장 부활을 기대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조사 반응이 없다보니, 자세한 사양도 밝혀진 게 없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성능을 두고 현대차그룹의 기존 PHEV보다 동력 성능과 연료 효율을 크게 개선한 2세대 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참고로 이 시스템은 자체 개발 중인 전동화 모델용 고용량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전기만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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