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화재의 위험성
터널에서의 화재나 사고를 목격한 적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터널 내 사고는 상대적으로 그 횟수가 적다하나 피해량은 어마 무시하다. 지난 1999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몽블랑 터널’에서는 무려 39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화재가 일어났다. 당시 터널 내부의 온도는 무려 섭씨 1000도에 육박했다고 한다.
만에 하나 당시 경보 시스템에 반응하여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막아줄 수 있는 비상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사상자를 최대한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터널 진입 차단시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자주 만나는 터널 입구에는 정체불명의 거치대와 여기에 달려있는 장비들을 볼 수 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과속카메라인가?”라고 갸우뚱하며 급하게 속력을 줄이기도 하는데, 사실은 다른 목적을 가진 시설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시설이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라 이야기한다.
‘터널 진입 차단시설’은 이름대로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 또는 이외의 모든 것들을 차단하는 시설이다. 구체적으로 터널 내부의 화재나 차량 사고, 자연재해 등에 의해서 벌어진 모든 위험상황을 사전에 터널로 진입하려는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우회하는 경로를 이용할 것을 안내하는 장치다.
각종 교통상황이나 날씨정보를 전광판으로 알려주는 고속도로 전광판같이 생긴 설비로 운전자들이 터널에 진입하기 전 위험을 인지하고 적당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혹은 터널 내 돌발 상황 발생 시 경광등과 함께 사이렌이 울리며, ‘터널사고 발생 차량진입금지’와 같은 문구가 적혀있는 롤타입의 스크린(천막)이 내려오기도 한다.
또한 모든 터널에 무조건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방재등급 2등급 이상인 터널 전방 100미터 앞에 설치하고, 반드시 기기 작동 시 경보음이 출력되어야 한다. 여기서 방재등급이란, 터널 길이에 따라 구분한 등급을 의미한다.
▶3등급은 500~1000미터 사이로 비교적 짧은 터널
▶2등급은 1000~3000미터 사이
▶1등급은 3000미터 이상으로 아주 긴 터널이다.
에디터 한마디
터널 진입 차단시설’은 쉽게 말해 터널 내 사고가 발생하면 작동하는 경보장치다. 평소에는 “저런 걸 왜 달아놓나?”싶을 만큼 조용하지만 위급 상황 시 운전자들이 터널에 들어오기 전 정보를 알려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마치 지진이나 기타 위급 상황에 휴대폰으로 경보를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평소 쓸 일이 없다고 장거리 터널에 설치하지 않았다면 비극을 맞이할 운전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비극을 자주 접해왔다. 하루 빨리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도로 전체에 설치되어 더욱 안전한 터널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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