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포함, 눈에 띄게 줄어든 출고 기간
궁금해지는 이유, 생산 정상화만이 아니다?
하이브리드, 차종에 따라 여전히 길어 눈길
새 차를 구매하고 받기까지 걸리는 대기 기간이 크게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일선에 공유한 6월 납기 일정에는 현재 다수의 신차가 수개월 내 출고 가능하다.
현대차부터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무렵 11개월의 대기 기간이 있었던 그랜저 2.5 가솔린은 이달(6월) 3개월로, 아반떼 1.6가솔린은 9개월에서 3개월로 대기 기간이 대폭 줄었다. 인기 친환경 라인업인 아이오닉 6와 넥쏘의 경우 ‘단축 납기’를 적용하면 이달 즉시 출고도 가능하다. 특히 30개월이라는 대기 기간으로 화제를 모은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 터보는 7개월이면 받을 수 있다. 무려 23개월이나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다.
기아 역시 출고 기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는 짧게는 3~4주, 길게는 5개월이면 차량을 받을 수 있다. 6개월 전 9개월 대기가 발생하던 K5 1.6T 가솔린은 4~5주만 기다리면 된다. 11개월이 걸리던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은 5개월로, 전기차 EV6는 12개월에서 2개월로 납기가 대폭 단축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몇 년간 생산 차질을 겪어 왔다. 때문에 일각에선 출고 대기 기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소에 따른 차량 생산 정상화되었기 때 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기에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도 신차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데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신차 인도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연 2~3%(36개월 기준) 수준이던 신차 할부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 연 5~6%대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내연기관차와 대기 기간이 여전히 차이가 났다. 현대차 아반떼는 가솔린 모델의 경우 예상 출고 대기 기간이 3개월 수준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려면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투싼은 가솔린과 디젤 모두 2개월이면 인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의 경우 7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그랜저도 2.5 가솔린은 3개월, 하이브리드는 6개월이다. 신형 쏘나타는 이번 달 하이브리드 계약 시 10개월 후에나 차량 인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쏘렌토 디젤은 이달 계약하면 예상 차량 인도 시점을 4주 후로 안내하고 있다. 전월에 비해선 한 달 가량 단축됐다. 가솔린 모델 역시 예전보다 앞당겨져, 3개월이면 차량을 받아볼 수 있다. 다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6개월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토요일 특근을 이어나가며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하지만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질 못해, 당분간 출고 적체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독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만 오래 걸리는 이유는 모델별 비중을 통해 알 수 있다. 작년 기준, 쏘렌토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나 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상황과 관련해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해 대기 수요를 해소하고, 고부가가치 모델 중심의 믹스 개선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금리라는 걸림돌로 인한 수요 위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연 현대차그룹이 말하는 ‘적극 대응’이 효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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