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올라가면 안 될 것 같은데…
보행자가 지나다니는 보도 위에 차를 세우면 안 된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상가 앞 자투리 공간에 주차를 하는 운전자들이 상당히 많다.
여러 시민들은 국민신문고 앱으로 불법주정차 신고를 한다. 최근 뉴스를 통해 인도 위 차량도 적극 단속하겠다는 소식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벌금 부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론 정 반대가 정답이다. 다소 황당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다.
법 보다 위에 있는 무적의 단어, 사유지
주차 시비로 싸울 때 늘 등장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사유지’다. 불법주정차를 비롯해 도로교통법으로 처리 가능한 사항들은 도로 위에서만 처리 가능하다. 한편 ‘사유지’는 도로로 인정하지 않는다. 도로가 아닌 곳은 도로교통법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런 이유로 상가 앞 자투리 공간에 주차를 해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혹시 몰라 사유지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수도권 내 지자체 몇 곳에 직접 문의를 넣었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확인 결과, 모든 지자체의 주차 부서에서는 이구동성으로 건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서로 충돌하는 건축물과 도로 관련 법
지자체의 의견을 종합하면 건물을 세울 때 여러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조항이 이번 이슈를 관통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건물 규모나 목적에 따라 도로와 일정 간격 (1.5 ~ 6 m) 만큼 거리를 둬야 한다. 이 때 여유 공간이 생기는데, 보도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이 문제가 된다.
이 구역은 ‘전면공지’라 부른다. 원래 시민들의 개방감과 비상시 소방용으로 활용하는 곳이지만, 사유지로 간주된다. 즉, 사유지에 차를 세우면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를 할 수 없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신고 가능
하지만 신고 가능한 사례도 있다. 만약 사유지에 차를 세웠는데, 바로 옆 보도를 침범할 경우 신고 대상이 된다. 다만, 지자체 마다 벌금 부과 기준에 차이가 있다.
한 지자체는 조금만 넘어도 단속 대상으로 본다. 한편 다른 지자체에서는 차량의 절반이 보도를 침범했을 때 신고 건을 수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도로교통법에 의해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론 승용차 기준 4만원·승합차 5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사유지라고 해서 통행을 가로 막는 등 민폐 행동을 하면 일반교통방해죄로 신고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누적되면 사회 전반에 쌓인 스트레스와 분노가 점점 부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수습하기 어려운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이번 일과 더불어 보다 합리적인 제도 마련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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