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원에 넘긴 러시아 공장
바이백 기한 임박 “재인수 어려워”
이미 중국차가 장악한 러시아 시장

솔라리스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2024년 해당 공장을 단돈 1만 루블(약 14만 원)에 매각했다. 다만 계약에는 2년 이내 재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buyback)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 조항의 유효 기한은 내년 1월까지지만, 실제로 현대차가 이를 행사할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쟁 장기화와 대러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업 정상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인수할 상황 아니다”
내부 기류 변화

러시아 공장 – 출처 : 현대자동차
최근 로이터통신은 현대차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로서는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대차 역시 바이백 조항 행사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보라기보다, 러시아 시장 재진입 자체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러시아 사업 철수와 관련해 이미 약 288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바 있다.
현대·기아 공백 채운 ‘솔라리스’
사실상 리브랜딩

솔라리스 차량 – 출처 : 솔라리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러시아 기업 AGR 오토모티브가 인수해 운영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솔라리스(Solaris)’라는 브랜드로 차량이 생산되고 있는데, 과거 현대차 엘란트라, 크레타, 기아 K2 크로스 등을 기반으로 한 사실상 리브랜딩 모델들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쟁 이전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합산 점유율 23.3%, 연간 판매 35만 대를 기록하며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생산 설비와 브랜드 영향력 모두 현지 기업으로 넘어간 상태다.
중국차가 장악한 러시아…
재진출 명분도 희미

솔라리스 차량 – 출처 : 솔라리스
무엇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 변수다. 2024년 기준 중국 완성차 브랜드는 러시아에서 약 100만 대를 판매하며 전체 시장(157만 대)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서방 브랜드 공백을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메우면서, 시장 주도권은 이미 이동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현대차가 과거와 같은 위치를 되찾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자산’이 아닌, 사실상 정리된 사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러시아 재진출 시나리오는 시간이 갈수록 현실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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